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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20의 게시물 표시

인싸들을 죽이자.

  "미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클리셰는 항상 최악의 성차별주의자들은 항상 체격만 좋고 공부는 전혀 안 하는 고교 운동선수들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 세계는 실제는 전혀 다름을 보여준다. 인터넷으로 인해 드러나게 된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오히려 너드nerd 성향을 갖고 있으며 스스로 착한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여자를 사귄 적이 없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증오로 가득 차 있고 타인의 행복에 미친듯이 시기심을 느끼는 인종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라는 것이다. 비슷하게, 60년대 이후로 서구 대중문화를 지배해왔던 미학적 가치들, 이를테면 위반, 전복, 반문화와 같은 것들이야말로 오늘날 온라인 극우의 본질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극우는 종래의 전통적인 편견들로 가득하지만 니체적인 반-도덕주의에 힘입어 기독교 윤리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과거의 극우와는 다르다." 영미권에서 쓰이는 Normies라는 말은 우리말로 '인싸'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다. 직역하면 평범한 사람들인데, 20+n살이 넘도록 제대로 된 이성교제 경험이 없고 동성인 친구마저 극히 적은 본인들의 비참한 아다인생과는 다르게 정상적인 사회적 삶을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시기, 질투, 더 나가면 저주까지 하고 살인도 불사하는 그러한 멘탈리티가 집약된 단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스스로 '아싸'라고 주장하는 한국에서의 '인싸'의 용례와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PC방 살인사건까지, 알파메일alpha male에 의해 번식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믿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베타메일beta male의 원한감정은 인셀( In voluntary Ce libate, 비자발적 독신)이라는 신조어로부터 짐작 가능하듯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미국에서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셀의 멘탈리티를 가진 자들이 정치세력화하면 대안우파

자식들은 왜 추석에 찾아오지 말라는 소리에도 전전긍긍하는가

 자식들은 왜 부모, 시부모가 추석에 오지 말라고 해도 전전긍긍하는가? '오지 말랬다고 정말 안 오냐'라는 볼멘소리 혹은 그에 준하는 수동적 공격성을 지겹도록 겪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냥 가면 아무 것도 준비 안 했는데 귀찮게 왜 왔냐는 핀잔을 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신들께서는 좀처럼 진짜로 원하는 것을 말씀하시지 않는다. 다 망가져가는 세탁기를 보여주면서 "아들/딸아, 우리는 옷이 더러워져도 상관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되고 신경 안 써도 된다."라고 영상메시지를 보내는 노부부의 이야기 따위는 일말의 감동 코드가 섞인 우스개로 흔히 소비되지만 부모의 말씀을 너무 잘 따라서 정말로 신경 안 쓰면 후레자식 된다. 뭔가 까다로울 수 있는 일을 부탁하기에는 부탁하는 입장으로서 접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기는 싫고 염치없이 보이기도 싫고 강압적으로 하기에는 나쁜 사람 되기가 싫은 사람은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이 눈치껏 먼저 알아내기를 원한다. '척하면 척하는' 빠른 눈치로 긴 말이 필요 없이 요구사항이 관철되기를 바라는 소통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말하는 사람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혼자 알아서 생각하는 데 드는 시간이 처음부터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더 길 터이다. 확신을 기하기 위해 몇가지 물어보면 으레 돌아오는 건 '그걸 꼭 다 말을 해야 아냐'는 핀잔이다. 편의점 알바해본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꼽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빡치는 손님 유형이 이런 사람이다. 봉투 필요하시냐고 물으면 '그럼 이걸 다 손으로 들고 가란 말이냐'며 쏘아붙이는 사람. 이런 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생각외로 가까이 있다. 비슷하게, 뭐든 애매하게 업무 지시를 내리거나 늘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 직장상사 욕을 쉽게 접한다. 대충 말해도 잘 알아듣고 수행하는 직원을 원하는 마음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음흉한 속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