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2일 월요일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나라가 망하기를 더 원하는 사람들 26.1.6.

 2026년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가 4,300을 넘겼다. 불과 20255월까지만 해도 2,500선이었다. 20256월 정권 교체 이후의 가파른 상승세는 망가져만 가는 줄 알았던 한국의 경제 상황에 희망이 보이는 것을 넘어, 더 낙관적인 전망을 하게 만들고 있다.

정권 교체와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을 달가워하지 않고 현 정권에 대해 계속해서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던, 보수 및 극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높은 환율을 들며 국내 증시 상승의 의미와 가치를 애써 깎아내리고 부정해왔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12월 말, 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을 함에 따라 환율이 수십 원 단위로 급락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을 싫어하는 사람들로서는, 적어도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더 이상 트집 잡을 거리가 없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은 이제는, 정권 교체 이후 지표상으로나마 한국의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인정할까?

여전히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날 나와 동갑인(92년생) 친한 친구가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부가 환율을 내리느라 국민연금을 쏟아부었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런 논란이 있는 줄도 몰랐다. 다만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친구가 들었는지 대충 짐작은 갔다. 민주당 정부의 성과는 애써 없는 척 무시하거나, 음모론과 진배없는 냉철한 분석을 주고받으며 자기네들끼리 민주당 세력에 대한 반감을 증폭하는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혹은 그곳으로부터 자극적인 콘텐츠를 가져와서 짧은 영상으로 편집하는 사이버렉카유튜브였을 테다.

이 친구는 윤어게인세력이 아니다. 내란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으며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우려스럽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를 찍었다. ‘극우 후보를 찍은 청년층에 대한 진단과 분석은 많이 나왔고, 이들을 극우라고 섣부르게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고들 한다. 나도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이 집권하는 꼴을 보느니, 내란수괴를 배출하고 여전히 옹호하는 정당의 후보를 기어이 다시 찍어야겠다고 판단한, 상당수 청년층의 멘털리티와 세계관이 어디에 기인하는지는 아직 충분히 분석되지 않았다. 여하튼 그들의 이러한 세계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이 집권한 나라는 필히 윤석열 때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러기는커녕 정권 교체가 되자마자 증시는 계속해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 그리고 환율마저 천천히 내림세를 보인다. 그들의 세계관에 균열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나쁜 사람일 때 느끼는 실망감이 있고,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일 거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좋은 사람일 때 느끼는 놀라움이 있다고 했을 때, 두 경우 모두 자신의 사람 보는 눈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일말의 유쾌함이 따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에 나의 오류를 인정하기가 훨씬 쉬운 법이다. 그런데 정치인을 유독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정반대의 경향이 쉽게 목격된다. 한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 한번 굳으면 그 인상이 뒤집히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세계관에 일어난 균열을 봉합하는 접착제를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하며 이 접착제가 허위정보에 기반할 때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된다. 터무니없는 음모론으로 봉합하는 것도 불사한다.

더욱이 오늘날에는,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나라가 망하기를 더 원하는 듯한 사람이 많아 보인다. 일종의 심리적 인버스 투자인 셈이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상황에서는 혼자서 화내고 침통하고 억울해하고, 모두가 슬프고 힘든 상황이 오면 환호작약하는 사람들을 과연 동료 시민으로 인정해줘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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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나라가 망하기를 더 원하는 사람들 26.1.6.

  2026 년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가 4,300 을 넘겼다 . 불과 2025 년 5 월까지만 해도 2,500 선이었다 . 2025 년 6 월 정권 교체 이후의 가파른 상승세는 망가져만 가는 줄 알았던 한국의 경제 상황에 희망이 보이는 것을 넘어 , ...